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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린

모리타린 13

모리타린 13

Feb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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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는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지만 가만 있기로 결정했다.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현 상황에 만족스러웠다. 
파이는 몬드에게 다가와 바구니에 가득 담긴 과일을 건넨다.
"고생했어 몬드... 과일 좋아한다면서~" 
기뻐하며 과일을 받아서는 아무 생각 없이 먹기 시작하는 몬드. 
"감사합니다 용사님 ('냠냠') 혹시~ 꿀도 있나요?~"

엘리: 다비 이리 와 봐~ [신비한 모니터]
다비: 응~ 뭔데?
엘리: 여기 메뉴 보이지 먹고 싶은 거 골라~ 함선이가 줄 거야
다비: 우와~ 햄버거 주스! [다비는 이것저것 골라본다]
다비: 얘들아 같이 먹자 이리와 봐~ 신기해 
[아이들은 기뻐하며 흥분한 다비를 보는 것이 괴롭다]

친구들은 다비의 권유를 극구 사양했다. 이미 다들 많이 배부르다.
로기: 우리는 이미 먹었어. 너랑 몬드 먹고 싶은 거 먹어~
다비: 아?

다비가 친구들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다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걱정이다. 
파이는 두 손을 모으고 다비에게 상냥한 미소를 보낸다.
[함장실이 조용하다 몬드의 먹는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잠시 후, 햄버거와 음료가 나왔다. 다비는 그것을 집어 들고 테이블에 와 앉는다. 
이 순간에 그런 다비를 모두가 미안해하며 바라보는데... 
다비는 버거를 크게 한입 베어 물려다 말고 다시 친구들을 바라본다.
에티와 로기가 파이뒤로 숨는다. 다시 정적이 감돈다.
어느새 레오가 트리플 버거 세트를 들고 와서는 다비 곁에 와 앉는다.
다비: 레오~뭐야!, 안 먹었어? [오물 오물]
레오: 어~ 이제 먹어야지~

이후로 레오가 다비보다 햄버거를 더 많이 먹었고, 친구들은 그런 레오가 너무나 고마웠다.
다비: 그런데...

다비가 입을 열자 딴짓을 하던 모두가 긴장하며 경청한다.
다비: 우리는 왜 이리 늦게 불렀어~
엘리: ...그게..... 우리도 몰라....
엘리: 함선아 설명해줘~
함선: 예 함장님..

함선은 늦게 도착한 다비에게 다시 한번 앞선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모두가 한 명씩 순조롭게 이동되던 중 몬드에게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고, 
몬드가 전송 에너지 주입을 상쇄시킨다는 현상이 발견되었다는 것과 몇 번의 재 시도를 통해서도 
몬드가 전송 에너지 주입을 상쇄시키는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엘리 함장의 결단이 필요했고 몬드를 위해 다비를 끝까지 이동시키지 않기로 결정! 
결국에는 함선이 이곳까지 와서야 '물리적으로 대상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격납고로 올려진 다비와 몬드를, 로봇 승무원의 안내를 통해 이곳으로 오게 한 것이라 설명해주었다.
다비: 음... 왜 몬드는 안되는 거야??
함선: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함선: 저의 에너지 주입을 상쇄시킨다는 것은 아마도.. 특별한 존재일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모두가 몬드를 바라본다. 
순간 몬드는 고개를 들어 모두와 눈이 마주친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과일을 먹는다. 
"냠냠... 정말 맛있네요~ 꿀도 있나요?"

파이: 특별한 존재? 어떤?
함선: 저는 자세한 것까지 알 수 없습니다.
이트: 바라크가 뭐가 특별해.
레오: 아하! 바라크라서 안되는 거구나~

에티는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엮고 있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꼈다.
에티: 답답하네..... 함선이~ 이 행성에서 몬드의 친구들을 찾아봐줘~ 벌레야!
몬드: 저희는 벌레가 아닌데요!... 꿀 없나요? 
[파이가 몬드에게 꿀을 건내주자 매우 기뻐하는 몬드] 

레오: 그냥 우구를 찾아 달라고 하지~
에티: 함선이가 우구를 어떻게 알아...

잠시 후 함선은 몬드와 비슷한 종을 찾아내었다. 
그 자리에는 동물들과 바라크들이 함께 머물고 있었고 한가로운 우구도 보였다.
에티: 함선이~ 저기서 가장 거대한 우구를~ 이동시켜줘~~
함선: 너무 거대해서~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격납고로 이동 시킵니다~
함선: 이동 완료
에티: 역시... 몬드가 이상한 거야~
몬드: 저 안 이상한데요. [입 주위에 꿀이 잔뜩 묻어있다.] 
에티: 거대한 우구도 이동 됐잖아~
몬드: 우구가 이상한 게 아닐까요~
요나: 그럴 수도 있네~

그 후로 다른 바라크 병사들의 이동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몬드가 이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이들의 호기심은 잔인할 정도로 한순간이다. 
이후로~ 이 문제에 관해 아무도 작은 관심조차 보이질 않았다.

다비: 그리고! 아까 우리 머리 위로 뭐가 떨어진 거야? 
다비: 내 배리어가 완전히 부서졌어 뭘 한거야!
함선: 접니다~ 강력한 고입자 에너지포를 떨어뜨렸습니다.
다비: 배리어가 부서질 정도로 위험한걸 그렇게 막 떨어뜨리나?
함선: 엘리 함장님께서 강력한 배리어이니 걱정 말라고 하셨습니다.
엘리: 맞아! 배리어가 단단해서 아무 일이 없었지~
다비: 배리어가 부서질 정도로 위험했지~
엘리: 단단하니까 막아냈지~
다비: 부서질 정도로 위험한 거지~

엘리와 다비가 시비가 붙어 함선 내부가 시끌시끌하다. 
이런 와중에 몬드가 조용히 이트에게 다가간다. 
이트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던 중이었다. 
"이트님~ 이 모든 걸~ 왕께서 보내주신 거라면서요~?" 멍하니 자숙하던 이트는 흠칫 놀랐다. 
"니가 그걸 어떻게 알지?" 
"용사님께 들었습니다~ 그 왕이시라는 분은 어느 은하의 왕이신가요?" 
"엄청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이트는 갸우뚱거리며~ "은하가 아니라~ 영원의 왕(Eternal King)이시지~" 
몬드는 놀라며 물었다.
 "영원의?... 저기... 자세히 좀 설명해주세요~" 
몬드의 닥달에 이트는 퉁명스럽게 답한다.
"그건 왜 궁금해?" 몬드는 주저하지 않았다. 
"앨릭스와의 전쟁에 참전을 요청하고 싶어요" 
이트는 몬드의 뚱딴지 같은 소리에 입이 벌어졌다. 
"아....." 이트는 해맑은 몬드를 바라보며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답을 찾았다. 
"자...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올핀 총사령관 폴룬이 섬기는 왕이신 거야~ 폴룬의 주인님?" 
몬드가 이해를 못 하여 입을 열지 못하는데, 이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니가 폴룬한테 직접 찾아가서, 왕님을 좀 만나고 싶다고 해~ 가서 얼른~"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몬드는, 이트를 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어쭈 눈을 흘겨?" 
"영원의 왕이시라는데~ 뭔 참전을 요청해~ 나도 가서 고개를 못 드는데!~"

아이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어찌 됐든 엘리의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데에 앞서, 
엘리와 요나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레오: 우리 이제 뭘 하면 되는 거지?
요나: 함선 내부 구경도 하고 설명도 듣고~ 
요나: 여기는 생각보다 복잡하니, 길을 미리 알아두면 편해 ~
에티: 나~ 너무 힘든데..... 집에 가고 싶어!
파이: 맞아 오늘~ 뭔가 시작부터 지쳤어~ [상점을 떠올린다]
다비: 일단 뭘 해야 하는지 알고는 나가자~
에티: 싫은데~ 버뮤다[아이들의 대화 장치]로 알려줘~
요나: 원래는 우주를 돌며~ 행성별로 주어지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긴데~
엘리: 아니야~!
요나: 뭐가 아니야?
엘리: 생각이 바뀌었어...
엘리: 우주를 돌며 앨릭스를 다 때려 부술 거야!~ 그리고 목적지는 정해진 대로 갈 거야~
다비: 앨릭스를 다 때려 부순다라! 그거 마음에 드네~
에티: 집에 가자~

몬드의 더듬이가 쫑긋 거린다 빠르게 다가오는 몬드.
몬드: 앨릭스를요? [두눈이 반짝인다]
파이: 어떻게 때려잡아?
엘리: 일단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고민하는 엘리]
몬드: 제가 앨릭스 주요 거점과 본거지를 알려드릴게요~!
엘리: 오! 그거 잘 됐네 함선에 입력을 도와줘~ 함선아~
함선: 예 함장님
엘리: 몬드에게 앨릭스 관련 정보를 듣고 기록해줘~
엘리: 그리고 에티야! 집에가기 전에 여기 행성 앨릭스 기지부터 부수고 가자~

에티는 입을 삐죽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런 에티는 항상 레오가 달래준다.
엘리: 함선아~ 앨릭스의 기지를 조준해줘~
함선: 예 함장님 행성에 같은 형태의 구조물이 다수 확인됩니다.
함선: 어떤 구조물 부터 선택하시겠습니까?

놀란 아이들이 몬드를 바라본다.
몬드: ...더 있었군요.
로기: 가까운 것부터 처리하면 되지 뭐~

함선 바로 밑으로 엘리가 다 부수지 못한 앨릭스의 기지와 함께 포커들이 우글거린다. 
함선의 포문이 열린다. 곧 포격이 시작될 참이다. 
함장 엘리의 명령이 떨어지자~ 
단시간에 앨릭스 군단의 유기 자궁이 파괴되고, 그와 함께 많은 포커들이 캔디가 되어 소멸 되었다. 
이후로 가까운 앨릭스의 기지부터 순서대로 파괴해 나갔다. 
어쩌다 보니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는 포커 몇 마리는 놓쳐버렸다. 
남은 포커들을 찾아 마저 처리하려 했으나, 숨어버린 몇몇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몬드: 남은 무리들은 저희들이 처리하면 됩니다.
엘리: 안 위험하겠어?
몬드: 우구면 혼자 여러 포커들도 상대 가능해요, 동물들 지키느라 싸울 수 없었던 거죠~

잠시 후 함선은 몬드 무리를~ 내려주기 위해 지상에 착륙한다. 
분주한 틈을 타 로기는 빗자루를 얼른 꺼내어 올라타고는,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오른다. 
높은 하늘에 펼쳐진 아름다운 모든 것을 만끽하며, 잠시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  
노을 지는 저녁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저 아래에서는 친구들이 몬드 무리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양이다. 
일단 로기는 좀 더 비행을 즐기고 싶다.
이트: 몬드 잘 지내라~ 잘 숨어 다녀~
몬드: 네 안녕히 가세요 수호자님
이트: 수호자는 무슨...
엘리: 다들 못 볼 것처럼 인사 나누지 마~ 
엘리: 몬드랑 우구 생체 정보를 함선에 입력해 뒀어~ 주기적으로 위치가 알림에 뜰 거야~
엘리: 너무 멀면 안 되겠지만 뭐~ 앨릭스 무리를 처리하다 보면 만나겠지~

몬드와 아이들은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곤 헤어졌다. 
몬드의 눈앞에선 용사들과 함선이 빛의 가루를 남기며 사라진다. 
"아... 정말 잘됬다." [손바닥에 주먹을 내리치며]
"앨릭스와의 전쟁에 큰 도움이 되겠어... 기쁘다 그치 우구?" 
"우구 우구구 우구~"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 ♦ ♢ ♦ ♢


이곳은 다른 행성 바라크의 점령지. 세이지 여왕이 머무는 곳이다. 
"여왕님~ 특이사항이 보고됐습니다." 
고문 티타노스가 찾아왔다. 세이지는 기분이 매우 안 좋다. 
"특이는 무슨 다 집어 치워~ 앨릭스 때문에 짜증 나는데~ 귀찮게 하지 마" 
보고하러 찾아온 티타가 당황해하며, 정중히 인사를 올리곤 급히 돌아가려 한다. 
그 순간 갑자기, 세이지의 촉이 발동한다. 손가락을 구부리며 다시 이리로 오라 명한다. 
"기다려...... 보고해~" 
티타는 급히 돌아와 세이지에게 보고를 시작한다. 
"예~ 행성별 '종의 유지' 임무로 배치된 병사들에게서 전달된 소식입니다..... 
[종의 유지... 최 하위 계급의 병사들에게 내려지는, 실패 시에는 그냥 버려지는 임무] 

세이지는 순간 '역시 쓸데없는 소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티타는 여왕의 눈치를 살핀다. 
"보고를 계속 올릴까요?" 고민하던 세이지...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다. 
발톱을 길게 뽑아든 세이지가 되묻는다. 
"티타노스~ 그대가 먼저 읽어보고 보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라..."
"만약 별일이 아니라면 약속한 꿀단지는 없다!" 
[티타노스에게 주기로 한 최상급 꿀단지~ 바라크는 상이 꿀이다] 

그럼에도 티타노스는 망설이지 않고 당당히 보고를 시작한다. 
"임무 중에 앨릭스를 손쉽게 처리하는 강력한 이들이 나타났다는 보고입니다. 
앨릭스와의 전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세이지는 장난 좀 쳐 보려던 행동을 멈추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게 누구지?"... 집중하는 세이지를 보니 티타의 목에 힘이 실린다.
"예~ 보고서에 의하면 '우주 용사'라 적혀 있습니다." 
티타노스는 그 후로 보고 사항을 좀 더 자세히 세이지 여왕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그 보고서엔 이트의 이름은 없었다.
시무룩하던 세이지의 얼굴에 화색이 돋는다. 자리에서 일어난 여왕이 창가로 향하며 손짓한다.
그러자 시종들은 여왕이 약속한 꿀단지에 추가로 꿀을 더하여 티타에게 하사한다.



"흐음 우주 용사라? ... 내가 좀 만나봐야겠다......"





♦ ♦ ♢ ♦ ♦

항성선에 탑승했다. 이트가 많이 신나 보인다. 
"이트~ 뭐가 그렇게 신났어?" 몹시 들떠있는 이트. 
"나 이런 거 처음 타봐~~" 이트에 말에 이나가 놀란다. 
"엥? 처음 타보는 거구나... 그랬구나~" 이트는 신이 나서 승객용 안내문도 모두 읽고 앉았다. 
지나치는 승무원마다 이트에게 인사를 건넨다. 유명 인사니까 신기할 것도 없다 일상이지 뭐~ 
모든 승객이 탑승을 완료한 후 항성선 승무원이, 사고 발생 시 탈출 포트로 향하는 라인과 
사용법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이트는 승무원의 안내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인다. 
"이트~ 너가 탈출 포트 설명을 뭐하러 듣고 있어~" 이트는 함선 안에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눈치다. 
함선이 펠트 라인 정거장을 향해 이륙했다. 
곧 대기권을 지날 듯하다. 함선이 흔들리자 이트가 깜짝 놀란다 갑자기 내 손을 꼭 잡는다. 
"뭐야 이트~ 무서워?" 이트는 고개를 끄덕인다. 
"왜 니가 무서워~ 내가 무서워야지~" 
이트는 고개를 흔든다. "난 놀이기구도 무서워~" 이나는 ...이해할 수 없다. 
"매일 날아다니면서 왜 그게 무서워~" 이트는 내 손을 더 꼭 잡는다. 
"오~~~ 오오!" 
이트는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대기권을 맨몸뚱이로 오가는 이트가 왜 이러는 걸까? 
이트가 소리를 낼 때마다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웃다 보니 어느새 우주 공간을 이동 중이다. 정거장까지 앞으로 2시간 정도 필요하다.

오랜만에 우주여행이다. 
우주 공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지만, 동시에 늘 소름 돋게 만든다. 
모두가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사이, 나도 특별할 것 없이 차가운 유리벽에 손을 얹어보았다. 
문득 이 투명한 벽 하나를 사이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뚜렷하다는 사실이 날 전율케 한다. 
"으~ 소름"
죽음과 맞닿아 있기에 이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까?

나는 눈을 감고 상상 속의 우주를 유영한다. 
유리 반대편, 끝없이 펼쳐진 광막한 공간이 어느 순간 나를 알 수 없는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끌어당긴다. 
빛도, 소리도, 나라는 존재의 흔적조차 허락하지 않는 완전한 '무(無)'.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모든 것이 소거된 공허 속에서 나는 질식할 듯한 고통을 느꼈다.

본능적인 공포가 나를 끄집어내려 밀어냈지만, 나는 집요하게 그 심연의 끝을 파고들었다. 
그 절대적인 고독의 밑바닥에서 내가 마주해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기에.

잠시 후,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을 떴다. 
방금 본 것이 꿈인지, 아니면 우주가 내게 보여준 잔인한 미래인지 알 수 없다. 
나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다. 
...눈물이 흐른다.



'난 그곳에서, 홀로 남겨진 이트를 보았다.'"






♢ ♦ ♢ ♦ ♢

이곳은 앨릭스에게 완전히 침식당한 행성— 이제 그 이름조차 남지 않았다.
지면마다 널브러진 수많은 바라크 전사자들의 시신. 푸르름이 사라진 자리엔 기괴한 붉은 빛만이 감돈다. 
앨릭스들은 행성의 내핵, 그 생명 에너지를 탐식한다. 
행성이 완전히 '둥지화' 된 순간, 그곳은 곧 혼돈의 도가니가 된다. 
사방에 포진한 수많은 포커들— 특이종, 변이종, 그리고 하늘을 가리는 거대종까지!
그때였다.
하급 포커들이 무언가를 품은 채 거대한 둥지로 황급히 날아들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기묘하게 빛나는 구슬들. 
그것은 곧바로 다음 포커에게, 또 그다음 포커에게…… 유기적인 사슬처럼 빠르게 옮겨져 둥지 최상층으로 향했다.
은하 전역에 퍼져 나가는 악성 종양, 앨릭스. 녀석들이 수집한 모든 정보가 각 행성의 '핵'으로 집결되는 순간이었다.
"크르르……!"

새로운 정보를 확인한 고위 계급의 앨릭스가 이를 드러내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신경 다발이 흉측하게 엉겨 붙은 기둥으로 다가가, 맥동하는 다발 하나를 자신의 몸에 거칠게 연결했다.
눈을 감자, 그의 정신은 아득히 먼 다른 행성과 동기화되었다— 정보의 전송.
이렇게 은하 곳곳에서 수확된 정보들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독소처럼 앨릭스의 중심 행성으로, 그리고 
그들의 절대적인 통치자 앞으로 온전히 바쳐진다.
왕좌에 걸터앉아 정보를 훑던 '그'의 입가에 얇은 미소가 걸렸다. 
그가 일어나 나른하게 손짓하자, 대기하던 수천수만의 앨릭스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둥지를 박차고 나갔다.

초토화된 행성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벼랑 끝.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팔짱을 낀 채, 붉게 타오르는 지평선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주 용사라....."





♢ ♢ ♢

성역 나할바르드: 신성과 위엄의 변주
올핀들의 성역(聖域), 나할바르드—.
이곳은 수많은 올핀이 안식을 찾는 휴식처이자, 우주의 질서를 위해 파견과 복귀를 반복하는 분주한 기점이기도 하다.
나할바르드 중앙, 하늘과 맞닿은 가장 높은 곳에는 세 방향으로 장엄하게 뻗은 조각 계단이 펼쳐져 있다. 
그 양옆으로는 투명한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고, 물길을 따라 뿌리를 내린 아름드리나무들이 마치 호위무사처럼 
계단을 감싸 안은 채 흐르는 물을 조용히 품고 있다.
이 신성한 계단의 끝—, 그 정점에 다다르면 비로소 올핀 총사령관의 좌(座)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오늘, 그 좌를 메우고 있는 기류는 평소와 다르다.
"……."

총사령관 폴룬은 몹시 언짢은 표정으로 옥좌에 깊숙이 몸을 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준엄한 시선이 닿는 곳엔…… 
한 명의 올핀이 차가운 바닥에 손을 댄 채 '엎드려뻗쳐' 자세로 미동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요한 성역에 흐르는 것은 물소리뿐인가, 아니면 폴룬의 낮은 분노가 섞인 숨소리인가.

폴룬: 파피..... 네 마음대로 최상급을 퍼줬어?
파피: 죄송합니다 ........ [Apologies, Commander]
폴룬: 어떡할 거야........ 도로 달라고도 못하고...
파피: 죄송합니다 ......
폴룬: .....하아.......
폴룬: .....너..... [동심원 초은하단] 외부로 발령나고 싶냐...
파피: 히익..~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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