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화 – 비 속의 커피 한 잔
“키안 씨?”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리아는 깜짝 놀라서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회사의 냉정하고 완벽주의적인 상사,
강윤진 대표가 서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그녀는 달랐다.
묶지 않은 머리카락에 가벼운 옷차림,
비에 젖은 머리카락이 반짝이며 얼굴에 부드러운 빛을 더했다.
“강 대표님...? 여기서 뵙다니…”
아리아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윤진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당신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지금쯤 사무실에서 대회 준비하느라 바쁠 줄 알았거든요.”
“그냥... 주말이니까요.
이 드라마를 좋아해서... 잠깐 바람 쐬러 나왔어요.”
윤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도 친구 초대로 왔어요.
주인공 배우, 민서아 씨요. 제 가장 친한 친구예요.”
아리아의 눈이 커졌다.
“민서아...가 대표님의 친구라고요?”
“그래요. 그런데 프로그램 시작하기 직전에 문자가 왔어요.
가정 문제 때문에 오늘 못 온다고 하더군요.”
아리아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괜찮아요? 무슨 일 있나요?”
윤진은 순간 그를 바라보았다.
“민서아 씨를... 아세요?
혹시... 그녀 때문에 여기 온 건가요?”
그제서야 아리아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얼굴이 붉어지며 급히 말했다.
“아... 아니요, 그냥... 드라마가 재밌어서요.
단지 궁금했어요, 왜 못 오셨는지.”
윤진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럴 수 있죠. 다들 그녀를 좋아하니까요.
우리, 비도 오는데...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작은 카페.
유리창 너머로 비가 내리고,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두 사람은 따뜻한 커피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아리아는 대표의 새로운 면을 보았다.
사무실의 냉정한 여자가 아닌,
외로움과 따뜻함을 함께 품은 사람.
그녀는 가족 이야기를, 친구 이야기를 했다.
“민서아 씨 말고는... 사실 친구가 거의 없어요.”
아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에 진심인 사람들은, 가끔 외로워지죠.”
윤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미소를 지었다.
둘 사이의 공기가 조금 따뜻해졌다.
밤이 되어 카페를 나설 때,
아리아는 말했다.
“오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강 대표님.”
“저도요, 키안 씨.”
비 내리는 거리에서 그녀가 웃었다.
그 순간, 아리아의 마음속 어딘가가 흔들렸다.
그날 밤, 그는 종이에 새로운 선을 그었다.
빛과 그림자, 바람과 기억을 담은 선.
그것이 바로 대회용 설계의 시작이었다.
몇 주가 흘렀다.
모든 직원이 설계 도면을 제출했고,
드디어 결과 발표의 날이 다가왔다.
40명 중 3명의 이름이 남았다.
그중 하나, 아리아 키안.
3등이 발표되었다.
아리아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두 명 —
아리아 키안과 박현석.
강윤진 대표가 단상 위로 올라섰다.
“두 작품 모두 훌륭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 사람을 공동 우승자로 선정했습니다.”
직원들이 놀라서 웅성거렸다.
아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본 대회에는 하나의 작품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분에게 2주간의 보완 기간을 드립니다.
또한,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회사 내에서
한 명을 선택해 함께 작업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사무실 안이 들썩였다.
모두가 아리아와 팀을 이루고 싶어 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더더욱.
그러나 그는 단지 웃으며 말했다.
“내일 정하겠습니다.”
퇴근 시간 무렵,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근무 시간 후에 사무실에 남아주세요.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 강윤진
아리아는 메시지를 한참 바라보았다.
가슴이 뛰었다.
창밖에는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 제5화 끝 – 비 속의 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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